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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2억 권리금, 그 방정식의 해는 없었다

2023년 6월, 홍대 정문 골목에서 15년간 버텨온 '팔복이네'가 문을 닫았다. 사장은 권리금 2억 2천을 받고 나갔다고 한다. 그 자리, 지금은 무슨 가게가 들어왔을까? 아마 모를 거다. 9월에 오픈한 필라테스가 11월에 나갔고, 12월에 들어온 쌀국수집도 작년 4월에 폐업 신고를 냈다. 이게 2023년 홍대 상권의 가장 정직한 단면이다.

### 권리금은 마지막 탈출 티켓이었다

임대차 계약을 까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홍대 권리금은 '장사 잘되는 노하우'에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었다. 그런데 2022년 중반부터 패턴이 바뀌었다. 권리금 2억을 주고 들어온 신규 임차인은 대부분 6개월 안에 재권리금을 포기했다. 왜? 그들이 산 건 장사의 노하우가 아니라 '이 자리면 평균 이상은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였는데, 정작 그 기대의 실체는 '어차피 지푸라기'였기 때문이다.

2023년 홍대에서 권리금을 받고 나간 가게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권리금을 받은 전 임차인은 평균 3~6개월 후에야 같은 건물 2~3층에 다시 가게를 연다는 점이다. 이게 생존자가 아니라 '같은 물에 두 번 발 담그는' 작전이다. 1층 좋은 자리를 비싸게 넘기고, 임대료 부담이 적은 위층으로 옮겨서 다시 버티는 식이다. 그들조차 '이 자리면 괜찮겠지'라는 말을 한다. 그 '괜찮겠지'가 문제였다.

### 살아남은 곳은 '건물주와의 전쟁'에서 이겼다

반대로 2023년 홍대에서 버틴 가게들의 특징은 전혀 다르다. 그들은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데 관심이 없었다. 대신 그들은 3년에서 5년짜리 장기 계약을 건물주와 직접 다시 썼다. 임대료 인상폭을 3% 이하로 제한하는 조항을 넣었고, 권리금 회수 기회를 포기하는 대신 '내가 나갈 때는 내 조건으로 나간다'는 카드를 쥐었다.

이 내용은 Daegu tower 안내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대구타워 주변 상권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관광객이 몰리는 지상 1층보다는 오히려 2~3층의 숨은 업소들이 더 오래 버틴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광 성수기와 비수기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권리금을 높게 받고 팔아치우는 전략은 비수기에 치명적이다. 1월에 대구타워 가봤는가? 사람 없다. 그런데 2층 카페는 문을 열어놨다. 임대료 부담이 적어서 그렇다.

### 질문과 답변 사이에서 길을 잃다

홍대 1층 자리가 왜 죽었을까? 단순히 임대료가 비싸서가 아니다. 유동인구가 곧 매출로 이어지던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2023년 홍대 유동인구는 2019년 대비 70%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1층 가게 매출은 40% 수준에 머물렀다. 사람들은 걷기만 하고, 지갑은 열지 않았다. 반대로 2층에서 브런치와 디저트로 승부를 건 가게들은 오히려 매출이 120%까지 올랐다. 그들에겐 'SNS용 인테리어' 하나로 버티는 전략이 통했다.

2023년 홍대에서 권리금 2억을 받고 나간 가게와 아닌 가게의 차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전자는 '이 자리의 가치'를 믿었고, 후자는 '이 가게의 가치'를 만들었다.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은 명확하다. 당신이 지금 권리금을 받고 누군가에게 가게를 넘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그 돈을 받지 마라. 그 돈은 당신이 홍대라는 소용돌이에 다시 뛰어들 유인책일 뿐이다. 이미 한 번 본 함정은 두 번 빠지지 않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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